주식독학/주식기초

차등의결권 (+ 도입 국가 및 도입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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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72조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며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한다. 쿠팡이 국내 주식시장이 아닌 미국에서 상장하는 가장 큰 이유가 '차등의결권'때문이라는 해석이 쏟아졌다. 뉴욕 증시에 상장을 하면서 쿠팡의 창업자인 김범석 이사회 의장이 1주당 29표의 의결권을 보유하게 되기 때문이다. 

 

차등의결권이란?

우리나라 상법은 주식 1주당 1의결권을 명시하고 있다(상법 제369조 제1항). 모든 주식이 동등한 권리를 갖기 때문에 주주평등의 원칙이라고 한다. 

 

주주평등의 예외 원칙이 차등 의결권이다. 일반적인 방식은 미국처럼 주식의 종류를 나누어 발행하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는 클래스 A,B,C 등으로 의결권에 차등을 둔 주식을 발행한다. 

 

클래스 A는 1주당 1개의 의결권을 갖는 우리나라의 보통주와 같은 주식이며, 일반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주식 시장에서 거래된다. 

 

클래스 B는 1주당 2개 이상의 의결권을 갖는 주식으로 창업자나 고위 경영진만 보유할 수 있는 주식이다. 클래스 B주식은 양도가 불가능하지만, 클래스 A 주식으로 전환권이 있기 때문에, 전환을 하면 양도가 가능하다. 구글의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1주당 10표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클래스 B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상장된 에어비앤비 공동 창업자들에게도 1주당 20표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클래스 B주식이 부여되었다. 이번에 팡이 상장을 하면서 김범석 의장이 보유하게 되는 주식도 1주당 29표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클래스 B주식이다. 클래스 B주식 덕분에 쿠팡 상장 후 김범석 의장의 보유 지분율은 10.2%에 불과하지만 76.7%의 의결권을 갖게 된다. 

 

클래스 C는 직원들에게 스톡 옵션 등으로 나눠주는 주식으로 의결권은 없고 배당만 받을 수 있는 주식이다. 

 

차등의결권 찬반논란과 도입 국가

창업자들에게 차등의결권을 허용하는 것은 경영권을 확보해주기 위해서다. 적대적 인수합병이나 근시안적이기 쉬운 투자자의 경영 성과 압박에서 벗어나 장기적 관점에서 회사를 경영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좋은 기업의 창업자들에게 차등의결권을 부여해서 경영권 희석을 걱정하지 않고 기업공개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함으로써, 많은 투자자가 좋은 회사에 투자할 기회를 얻게 된다. 

 

하지만 창업자가 시장에 신경 쓰지 않게 된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차등의결권만 있으면 아무리 실적이 좋지 않더라도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경영을 잘해서 회사의 실적을 올리기보다 개인적인 이익 추구에 연연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차등의결권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가운데 미국, 영국, 일본 등 17개국 나라가 허용하고 있다. 홍콩과 중국도 바이두, 알리바바 같은 중국의 대표 IT기업들이 잇따라 미국에 상장하자 각각 2018년과 2019년 차등의결권 도입기업의 상장을 허용했다.

 

특히 세계 5대 거래소인 뉴욕 증권거래소, 나스닥, 도쿄 증권거래소, 상해 증권거래소, 홍콩 증권거래소는 차등의결권을 허용하고 있다. 

 

글로벌 5대 증권시장 차등의결권 도입 현황

글로벌 5대 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 중 차등의결권을 도입한 대표적인 기업은 다음과 같다. 

 

세계 5대 거래소 차등의결권 도입 대표 기업(출처: 파이낸셜 뉴스)

한국의 차등의결권 도입현황

현재 우리나라 상법은 의결권 없는 주식의 발행은 허용하지만, 차등의결권은 발행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 비상장 벤처기업에 한하여 제한적으로 차등의결권을 도입하는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 조치법 일부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쿠팡이 뉴욕 증권거래소 상장을 계기로 차등의결권의 확대 도입에 대한 논의가 재점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차등의결권도입을 위한 벤처특별법 개정안

차등의결권 도입기업의 경영성과 분석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분석에 따르면  차등의결권 도입기업들의 성과가 미도입 기업들의 경영성과보다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이 글로벌 시가총액 100대 기업의 2014년 대비 2019년 실적을 분석한 결과 차등의결권 도입기업(16곳)의 총매출과 고용은 각각 54.4%, 32.3% 늘었다. 미도입 기업(84곳)의 증가율(총매출 13.3%, 고용 14.9%) 보다 높았다. 도입기업들의 자본은 같은 기간 75.6% 증가했지만 미도입 기업은 21.4% 늘었다. 차등의결권 도입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와 설비 투자는 각각 190.8%, 74.0% 증가했다. 미도입 기업의 R&D 투자 증가율은 49.1%, 설비투자는 0.7% 감소했다.

차등의결권 도입기업의 성과가 더 우수 

 

차등의결권 도입기업들은 배당금 규모나 희석주당이익도 상대적으로 크게 늘었다. 배당 성향은 도입기업이 14.9% 증가했지만 미도입기업은 6.3% 감소했다. 희석주당이익 증가율도 도입기업이 100.1%, 미도입 기업이 52.1%로 격차가 컸다.

 

차등의결권 도입기업의 배당성향 등이 더 크게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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